청주 풍주사 여행 일기 - 물에 잠긴 법당 9 - 풍주사 걸어서 이동 2

 

산책

 

조금 더 걷다 보니 호수 주변을 둘러서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옆에는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이 나무는 조경을 위해 다른 곳에서 옮겨 심었을까? 아니면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일까?

 

분위기가 썩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단히 좋아 보이지도 않다.

 

만약 다른 곳에서 옮겨 심었다면 나무를 이렇게 자빠트려서 심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던 나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더 강하게 든다.

지난 여행을 복기하면 언제나 빠트리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사진을 남기면 자칫 작은 느낌에 불과하여 쉽게 잊힐법한 기억이 사진과 함께 기억이 떠올라 글을 쓰는 지금도 다시금 여행지를 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아래로 향하는 산책로 주변에 단풍이 피어 있다.

단풍이 만발하면 호수 주변 산책로에서 온 몸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 호수가 명암호수라고 한다.

안내도 뒤편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은 호수를 보며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호수와 단풍이 어우러져 좋은 장면을 연출한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단풍이 다음주는 어떨지 기대하게 만든다.

명암호수

산책로로 조금만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본다.

우거진 산책로가 도심의 분주함을 잊게 해 주는 것 같다.

이곳에 산다면 매일 산책하지 않을까?

 

 

잔잔한 호수가 마음을 달래준다.

 

더 이상 깊이 들어가는 것을 관두자.

이제는 풍주사. 풍주선원에 가야 한다.

 

다시 되돌아 나와 아까의 운치 있는 길을  걷기 시작한다.

천천히 낙엽의 소리와 발바닥의 느낌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본다.

 

주말을 맞아 산책 나온 사람들은 저마다 목표로 정한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바삐 걷는다.

그보다 조금 가볍게 나오신 분들은 천천히 걸으며 일행들과 수다에 여념이 없다.

저 멀리 운동기구에 모여 이야기 나누는 분들부터 여러 분들이 많이 모여있다.

산책로는 이곳이 전부가 아니다. 이곳은 단지 산책로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테니 더 많은 사람들이 반대편에서 운동을 하고 있겠지.

그 일부분만 보았지만 산책로의 조성이 잘 된 곳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새로 만든 곳은 보통 쌩하고 새것 느낌 인공 느낌이 강하고 자연스러움이 현저하게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것에 비해 이곳은 그런 느낌이 상대적으로 덜하니 좋게 느껴진 것이다.

이 산책로의 이름은 무엇일까?

 

조금 더 걷다 보니 언덕길이 나온다 그리고 굴다리가 나온다.

굴다리의 위에는 또 다른 도로가 나 있어서 차들이 쌩쌩 달린다.

그리고 오던 길을 따라 그대로 죽 가면 굴다리를 들어가지 않고 지나쳐 가는데 그 길도 뭔가 오래된듯한 운치 있는 느낌이다.

그 길로 앞서가던 아주머니가 걸어간다.

처음 그분을 뒤따를 때는 풍주사에 가시는 분인가 보다 했는데 아닌 것이었다.

 

그분의 뒷모습과 다소 어두운듯한 오래된 넝쿨이 우거진 길을 보며 좋은 느낌을 마음에 담는다.

미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오래된 길은 좋은 카메라가 있다면 찍어두면 좋겠다.

다음에 DSLR을 구입한다면 여행 다니며 좋았던 장면을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아 소중하게 간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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