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일기

청주 풍주사 여행 일기 - 물에 잠긴 법당 6 - 분평은사우나 ->풍주사

by 사찰 여행일기 2022. 10. 31.

목차

    반응형

    기상

    분명 8시에는 풍주사에 가려했다.

    아침은 밝아왔고 자기 전까지만 해도 목적의식이 확고부동하였으나 정말 푹 자고 나니 아침 9시가 넘었다.

    어쩌다 이렇게 길게 잔 걸까?

    알람이 없다 해도 이렇게까지 잘 수는 없다. 왜냐하면 4시간 5시간 자는 게 습관이 된 터라 그 정도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일어났었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었다. 

    잘 자면 피로가 풀리니 건강에는 더 좋다. 그런 의미에서 긍정.

     

    새벽 공기가 차가웠는지 살짝 찌뿌둥하다.

    온도가 가장 낮은 방에서 잠시 지지다가 씻고 출발하기 위해 목욕탕에 올라간다.

    목욕탕은 벌써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제 밤보다 더 많다. 주말이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항상 붐비는 곳일까?

     

    씻기 전에 아침을 먹어야 됨을 느끼고 어제 챙겨 온 미숫가루를 정수기 물을 받고 흔들어 마셔버린다.

    미숫가루가 참 가볍고 먹기 편리하다.

    기름지거나 소화가 안 되는 음식을 섭취하면 참 힘들다. 

    그런데 미숫가루는 그런 거 없이 깔끔하다.

     
     

    목욕을 하러 간다

    어제처럼 샤워를 하고 탕에 들어간다.

     

    이게 뭐야 세상 편하다. 전에 텐트에서 잤던 것을 생각하니 그건 미친 짓이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정말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다.

    탕의 온도는 밤에 들어갔을 때보다 뜨겁고 물은 깨끗하다.

     

    시골 목욕탕에서 일하시는 분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루이보스탕이나 온천탕의 물이 뿌연 것이 약재를 풀었거나 뭔가 좋은 성분을 풀었기 때문일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일하시는 분의 말씀은 나이 많으신 노인분들이 조절이 안되어서 소변이 조금씩 샌다고 한다.

    그렇게 샌 소변이 무겁기 때문에  바닥에 가라앉아 물이 뿌옇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탕에서 씻으며 헤엄치고 물도 입에 들어갔다 나갔다 하던 아이들을 생각하니 살짝 몸이 떨린다.

    탕에 들어가면 입에 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하니 찝찝하다.

    그렇다고 반신욕만 하자니 만족이 안된다.

     

    그냥 잊자.

    입에 물 좀 넣으면 어떤가? 아직까지 그것 때문에 죽었다는 사람 본 적 없다.

     

    다 잊고 몸을 녹인다.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 지나간다.

     

    냉탕과 온탕을 넘나들다가 마지막으로 사우나도 들어가 아주 그냥 뽕을 뽑는다.

     
     

    노동 인생 쳇바퀴 아닌가? 목욕탕을 개인적으로 와 본 기억이 없다.

    그냥 이 순간이 너무 좋다.

    그래서 풍주사 가는 것도 귀찮아질 지경이다.

     

    하지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자칫 잘못하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많이 많이 늦어지는 수가 있다.

     

    탕에서 나와 샤워를 하고 나간다.

    시원한 공기가 뜨거운 열기에 익은 몸에 만족감을 준다.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드라이를 한다.

     

    너무 뜨거운 열기는 머릿결을 상하게 하고 정전기를 일으켜 외출하고 1시간 후에 보면 산발이 된다.

    잘 말리고 옷을 입고 드디어 목욕탕을 나선다.

     

    정든 사물함을 닫고 가방을 메고서 신을 신고 목욕탕을 나선다.

    엘리베이터와 계단 중 엘리베이터를 선택한다.

    선택은 옳다.

    이제부터 많이 걸어야 한다. 그러니 잠시 문명의 혜택을 보자.

     

    입구에 카운터가 있다.

    어젯밤과 다른 분이 계신 것 같다.

    얼굴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여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열쇠는 입구 카운터에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신발장에 꽂아준다면 다시 가지러 가야 한다.

     

    미리 알아둔 덕분에 잘 챙겨서 입구에 반납한다.

     

    그리고 분평은사우나를 나선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