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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서는 참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다.
친구의 집에 얹혀살 때였던가? 아니면 그 이전 고향에서 지내며 사찰 투어를 다니겠다며 우르르 몰려다니던 그때이던가?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지나고 보니 사진이 너무 없어서 여행일기로서 사찰의 구석구석을 기록하고자 할 때 필요한 준비물이 너무 부족하다.
그때 당시에는 아이폰5였다.
틀림없이 많은 사진을 찍어두었으나 구형 아이폰은 많은 사진들을 소멸시켜 버렸다.
지금까지 사진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화질이 매우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아쉽다.
기운을 잘 느끼는 지인이 도봉산을 오르며 망월사에 가는 길에 이곳에 기가 모인다 하던 자리도 기억난다.
긴 시간 등산을 하고 망월사에 도착한 후 비탈진 산 구석구석 들어선 규모 있는 사찰의 모습은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고, 비탈진 경내를 다니며 참배하는 내내 힘에 겨워 땀을 흘린 듯하다.
이 사찰에서 단연 가장 큰 전각은 관음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세음보살님이다.
문도 닫혀있고 불도 켜지 않았으며 구형 아이폰은 어두운 곳에서 사진이 잘 담기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제 좋은 카메라를 사게 되면 전문 작가로서 사찰기행을 시작해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곳의 전각 이름은 낙가보전이라고 하는데, 이름이 다를 뿐 관음전과 다를 것도 없다.
네 글자가 있다는 것은 격을 높여서 부르고자 하는 뜻도 있고, 여느 관음전과는 다른 웅장함과 장엄함으로 미루어 보아 망월사에서도 각별히 모신 전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장 없는 사진을 붙들고 설명을 하려니 많이 궁색하다.
이번 글은 사찰의 설명이나 사진보다는 과거의 여행에 대한 감회를 적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이곳을 가려면 내년 중순쯤은 되어야 할 것 같다.
바쁜 일정이 시작되니 추억만 기억하며 과거를 회상한다.
나는 이곳에서 관음전보다는 고불원이 오히려 포근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연등을 달 때는 고불원에 주로 올렸던 기억이 난다.
잘생긴 조각상은 아니었지만 특이하고 귀여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문수굴의 음침하고 서늘한 분위기는 압도되는 듯했고
주 전각과 중앙에 마당 비슷한 곳을 지나 건너편 산등성이에 있던 영산전은 높은 곳에 있어서인지 탁 트인 기분이 들어 기도하고 싶은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다.
그때는 내가 참 모자라서 향을 꽂지 못하게 하는 신도분들을 보고 화가 많이 났었다.
표현은 안 했지만 마음속에 엄청난 갈등이 생겼던 기억이 난다.
목이 아프니 여러 사람 퉁쳐서 본인이 향을 올리겠다고 했던가?
나의 반응을 보고 나에게 향을 양보했으나 나는 거절했다.
자현스님께서 유튜브에서 하신 말씀 중에 향을 못 피우게 하는 참배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이셨다.
하나의 향은 개인의 것이므로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굳이 절에 갈 필요가 있는가? 하고 말씀하셨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이 말씀을 전해 들었고 비로소 나의 불편한 마음이 이해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어느 절을 가면 향은 있으나 라이터가 없고 성냥이 없다.
그럴 때 많이 서운하다.
망월사를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고양이가 따라다닌다.
이때가 몇 년 전이니 지금까지 살아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망월사를 여행할 때는 정신적으로 많이 괴로울 때여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가능하다면 하루속히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하산길에 보이던 저 멀리 산능성이에 바위가 마치 망월사를 지키는 거신처럼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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