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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고령산 쉼터 찻집에 들어왔다.
가게의 주인은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가게를 둘러본다.
어디에 가셨을까?
어딘가 cctv가 있으니 자리를 비웠겠지?
서성이다 보면 분명 오실 거야. 뭘 마실까? 달달하니 고구마라테 마실까?
하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왔다갔다 한다.
카페 안의 음악이 주변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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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으니 이상하다.
앞으로 걸어 벽까지 간다.
저 벽쪽 어딘가에서 음악이 나온다 싶었는데 컴퓨터가 한대 보이고 음악이 재생되고 있다.
유튜브에서 적당한 음악 자동재생 중인가 보다.
혼자서 뭘 하나...
그냥 창밖 풍경은 어떤가 구경한다.
저 멀리 호수가 보이고 청주의 도시 풍경이 아래에 펼쳐진다.
실제로 보면 뷰가 조금 더 나았는데 사진은 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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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서성, 저리 서성 하다가 푹신해 보이는 의자에 앉아 기다려 보기로 한다.
왜 안오실까?
틀림없이 문이 열리면 알람이라던지 cctv라던지 어떤 장치가 있으니 그걸 믿고 자리를 쉽게 비울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도무지 오시지 않는다.
아!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계시인가 보다.
그냥 안 마실까? 기다릴까? 눈도 감아보고 창문 밖을 이리저리 바라보기도 하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다.
조금 실망스러운 차에 다른 손님들이 들어온다.
5명? 6명? 정도 되는 중장년의 어른들이다.
어색해서 가게 문을 나선다.
가게의 창 너머로 나가 벤치에 앉아도 있어보고, 그냥 이리저리 걷는다.
그러다가 가게 안을 보자 주인이 오셔서 주문을 받는다.
가게의 뒤편에는 뭐가 있나 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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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행사 때나 쓸 법한 큰 솥이 있지만,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지 많이 방치되어 있다.
그 오른쪽에는 화목보일러가 있다.
화목보일러는 시골에서는 필수품이다.
나무의 세력은 점점 커지면서 사람이 사는 구역으로 파고 들어온다.
그렇기에 사찰 같은 곳은 길과 사찰 주변을 정비하면서 나오는 나무들을 요긴하게 쓸 화목보일러가 필요할 것이다.
보일러의 오른쪽 벽은 암벽이다.
이곳 터가 보통 터는 아닌가 보다.
이 암석 사이를 뚫고 법당 아래 샘물이 솟아나는구나.
장작
다시 오른쪽을 보니 나무들이 쌓여있다..
시골에서 살 때 나무를 착실히 준비해 두면 겨울이 정말 든든했다.
기름보일러 때는 것이 너무나도 부담되는 생활이었기 때문에 나무를 준비해 둔다는 건 정말 엄청난 재산이었다.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나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산의 주인에게 허락받아야 하고, 숲 가꾸기 등 이미 벌목이 되어 있는 나무를 주워오는 수준이어야 하며, 멀쩡한 나무를 베는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니 나무 구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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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에 서서 여기저기 고상한 척 먼 곳도 쳐다보고 할 건 다 했다.
찻집 난간에서 나와 경내로 들어온다.
찻집 앞에 약수가 콸콸 나온다.
그곳에서 물을 한 모금 마셔본다.
마치 맑은 기운이 부정을 씻어내듯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경내를 찬찬히 둘러본다.
멀리 왔는데.. 뭔가 아쉬운데.. 하는 어떤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더 있어봐야 무엇할까?
타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이 사찰은 선대 스님께서 창건하시고 그 아드님이 뒤이어 운영하고 계시다는 글을 보았다.
해당 블로그는 어디인지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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